술 장점 단점 (1부 – 술의 시작)

소개

술의 장점과 단점을 이야기 합니다.

1부에서는 술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고 술맛을 어떻게 알아가게 되며 남자와 여자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술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술의 긍정적인 효과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으며 술이 해로운 점을 부각시켜서 술을 마시면 안되는 이유를 나열한 글도 아님을 밝힙니다.

남중 남고가 훨씬 더 많던 시절 초등학교 졸업식 종이 땡치고 또래 이성친구와 말한마디 섞어보지 못한 채 6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유난히도 덥던 고3 여름방학이었다.

당시 수능과 본고사 점수가 나쁘지 않게 나온 터라 담임선생님은 모의고사 후 면담에서 큰 희망을 안겨 주셨다.

담임선생님 본인의 모교로 가자! 라고 하셨다. 기쁜 마음에 더 쾌적한 환경과 집중을 위한 장소를 물색 하던 중 독서실이란 곳을 처음 알았다.

그렇다 여기서 모든게 시작된다. 이성, 흡연, 음주, 때늦은 사춘기 당시에는 절대로 못알아챘을 향후 긴 세월동안 진로와 사랑의 시작과 실패의 큰 전환점. 이중에서 이번에는 술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자.

소주 맥주 생일케잌 초장 담배꽁초 코브라침 껌종이

장단점

  1. 맛 : 음주를 시작하고 멈춘 이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누구나 그렇듯이 술을 막 시작했을때는 술맛을 모른다. 아니 오히려 맛이 없었다. 세상에 맛있는게 얼마나 많은데 이걸 먹어야 하나? 싶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냥 마셨고 안주를 덜먹고 마시는게 멋있어 보이던 시절 폼으로 마셨다.
    그러던 술자리에 나와는 생리조직이 다른 누군가를 알게되고 친해지면서 가진 술자리에서도 딱히 술은 맛이 없었다.
    그냥 패턴대로 술마시고 가야 하는 둘만의 은밀하고 오붓한 장소인 노래방에 가곤했는데, 가서 노래를 부를때 혀가 꼬일까봐 오히려 술을 덜 먹게 될 정도로 술은 당시에는 비중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갑자기 의도치 않게 술맛을 알게 되는 시점이 생기는데 다들 예상하다시피 바로 그 시점이다. ‘실연‘.
    재미있는 사실은 생지랄 떨고 울고 불고 하는 이별기간중에도 술은 맛없었다.
    그냥 맨정신이 싫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실연당한 느낌을 멋으로 승화시키려고 들이부었던 것 같다.
    시작도 어설프고 끝도 어설프게 정리할 수 밖에 없던 애송이의 첫사랑은 이렇게 된다.
    어찌됐던 다시 돌아가서 술맛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에 대해 말해보자면 술맛을 알게되는 계기가 바로 이 실연의 슬픔으로 들이붓던 시절을 관통하다가 보면 어느순간 나도 모르게 ‘어? 내가 술을 즐기고 있는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온다는 것이다.
    왜냐면 실연당했던 시간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명언에 따라 진짜로 시간이 점점 지나가면서 상처가 아물어가는 시기가 마법처럼 정말로 오는데 술은 마시던 습관과 그런 나를 기쁘게? 맞아주는 친구들과의 잦은 약속은 이어지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술이 점점 더 맛있기 시작해지고 즐거워지며 심지어 세상이 망한것 같은 실연따위 기분에서 다시 흥겨워진 기분을 되찾게 되는 이 경험의 기억때문에 긴 세월 (또는 사람에 따라 평생) 술을 마시게 된다.
    그렇다 이제 드디어 나는 술맛을 알게 된 어른이 된것이다. 이렇게 알고 싶진 않았지만 말이다. 빌어먹을!
  2. 친구 : 흡연과 마찬가지로 음주 초기에는 친구들이 많이 도와준다.
    맥주를 시켜도 용인해줬으며 (당시에는 맥주를 시키면 눈총을 받는다.) 소주의 알콜냄새를 버거워 하면 다양한 맛을 첨가한(주로 레몬) 소주를 시켜준다. 그런 술자리에서 만난 이성친구랑 사귈때는 잘 안부르다가 헤어지면 엄청나게 불러서 술을 사준다.
    그러다 어느순간 쌩소주를 강요 받게 되는데 그게 내 경우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생일날 생일빵이였던 거 같다.
    맥주 피쳐잔에 맥주와 소주를 섞고 다양한 재료들을 친구 한명씩 서로의 인성을 담아 넣어서 섞어 주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생일이 다소 빨랐던 나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 조차도 생일빵이란걸 들어만 봤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들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내용물을 투여해 줬고 그리고 나서도 지하철 두 정거장거리에 거쳐서 계속 맞으며 걸었던 기억이다.
    생일빵 의식을 처음 치뤄본 친구들은 그 이후로는 이건 아닌거 같다 싶었는지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ㅅㅂ
  3. 이성 : 똑같다.
    당신들과 술먹고 모하고 모하고 술먹고 모하고 모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맨정신에 모하고 모하고는 왜 생각을 안해봤는지 모르겠다.
    좋았던 체력 때문 이였던 건지 아니면 용기?와 과감함? 어쨌든 한가지 확실한건 연애기 초반에는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은 음주와 흡연을 하는 친구와 사귀게 된다.
    대부분 초반은 그렇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정년기(요즘은 정년기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시대지만)가 되면 이 옵션이 별개가 된다.
    남자나이로는 평균을 따지기는 좀 애매하고 여자나이 28세 전후로 보면 된다.
    결혼 정년기를 얘기하는게 아니다.
    여자가 나이 28 즈음이 되면 더이상 남자를 재미로 만나지 않는다.
    요즘은 더 늦어지는 추세인거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그건 그냥 아파트가 미친 가격이라 결혼 시기가 늦어진 것일 뿐이다.
    술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세대가 변해도 신체적인 노화중 노안이 뛰어난 의술의 발전에도 더 늦춰지지 않는 것처럼 이성과 술이 다른 의미로 한번 더 업그레이드 되는 시점은 아직도 생리적인 여자나이 28세를 기준으로 삼는게 맞아떨어지는거 같다.
    저 시점에 여자에가 차인 애송이 남자들은 술맛을 알게 되고 이런 경험을 이미 앞에 겪었던 남자들은 유부남이 된다.
    여기서 애송이 남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위로의 말은 사귀던 여자가 나이가 들어 너를 버렸다고 해도 그렇게 슬픈것만도 아니다.
    너는 그당시 사귀던 여자친구를 잃었지만 대신 그녀들을 차지한 그분들(미래의 너희들)은 유부남 헬게이트를 열게 되기 때문이다.
    너무 얘기가 길어지는거 같고 술에 대한 글이므로 술을 기준으로 짧게 정리해 보자.
    “술자리를 통해 이성을 만나기 시작하다가 애송이들은 진짜 술맛을 알게 되고, 초심을 잃고 경험이 많다고 자만하며 여유를 부리던넘들은 가급적 마누라 눈에 띄지 않는 곳을 물색해서 술을 마시게 되며 노련해진 28세 기준 그녀들은 술을 대부분 끊던가 하드 드링커가 된다.”
    세상은 예상대로 불공평하다가 예상밖으로 공평해지곤 한다.
    참고 : 애송이 시절을 관통하고 여유를 부리다 유부남 헬게이트를 연 넘들조차도 한동한 본인이 열어 재낀 문이 헬게이트라는걸 모르고 지내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문득 벽에 걸려있는 웨딩 사진을 보게 되는데 그 사진에서 해맑게 쳐웃는 자신을 보면서 “하아~ 븅쉰” 하게 된다.
    그렇게 알게된다.
    그녀를 처음 봤을때 그녀 뒤에 후광이 비치고 아 이여자랑 결혼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때 그때가 가장 위험할때다.
    자리를 박차고 떠나라.

– 1부끝 –

참고

  1.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서 시리즈가 됐다.
  2. 생일빵 폭탄주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의외로 껌종이였다.
    그냥 종이였을 뿐인데 의외로 복병였다.
    아무 맛도 느끼고 싶지 않은 폭탄주 비주얼(먼가 가라앉아 있는게 많이 보였다.)이였기 때문에 목을 열고 한번에 쫙 넘길려고 했던
    나는 껌종이가 입천장에 달라 붙는 그 순간 그것을 떼내려 혀를 말아 올렸고 그 순간 폭탄주의 모든 신선한?재료의 맛의 향연을 혀의 돌기돌기마다 100%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그때부터 맞은 생일빵은 아무리 맞아도 아프지 않았다. 아니 아픔을 몰랐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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